조광래 감독님께 거는 기대
홍지수 | 2007-12-05VIEW 2415
박항서 감독 사퇴 이후 공석으로 남아있던 경남 FC의 사령탑에 조광래 전 FC 서울 감독이 신임감독으로 선임됐다. 경남은 12월 3일 조광래 감독 선임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4일 오전 감독 취임식을 가졌다. 조 감독은 연세대를 거쳐 1978년부터 86년까지 포항제철과 육군 충의팀' 대우 로얄즈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K리그 원년에는 'K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되었으며 75년부터는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참여한 스타플레이어 출신 감독이다. 지도자로서의 이력 또한 화려하다. 92년 부산 대우 감독을 맡아 3년간 팀을 지도했고' 96년에는 김호 감독을 도와 코치로 수원 삼성을 원년 준우승에 올려놓았다. 99년에는 안양 LG 감독으로 부임' 2000년 K-리그 챔피언에 등극시키는 등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명장이다. 경남 FC는 시민구단이라는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창단 때부터 같은 지역 출신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었다. 당시 조 감독은 박항서 전 감독과 함께 가장 유력한 초대 감독 후보로 거론됐었다. 조 감독은 1954년 진주 출생으로 진주중학교' 진주고등학교를 거친 경남 토박이다. 이런 의미에서 조 감독은 경남의 상징성과 가장 잘 부합되는 감독이다. 12월 4일 감독 취임식을 한 조광래 감독은 " 고향 팀을 맡게 돼 기쁘다. 도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구' 공격적이고 기술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경남 FC를 만들고 싶다. " 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 감독의 선수' 지도자로서의 명성 또한 경남으로서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도민구단으로서 시선을 끌기가 쉽지 않았었는데 조 감독의 네임벨류 때문에 유무형 적으로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축구 흥행에 큰 도움을 주는 라이벌 구도 형성도 가능할 것 같다. 조 감독은 대전시티즌 김호 감독과 오랜 선후배 사이이자 라이벌 관계다. 안양 LG 시절' 김호 감독의 수원 삼성과 라이벌 대결을 펼쳤을 뿐 아니라 '김호의 아이들'이라 칭해지는 수원 유소년 선수들 발굴에 조광래 감독 자신의 힘이 컸다는 의견을 피력한 적이 있을 정도로 김호 감독과의 경쟁의식이 크다. 이런 개인적인 라이벌 의식에 더해 도민구단이라는 배경이 맞물림으로써 경남과 대전의 자존심 싸움도 벌써 화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K리그에서 많은 업적을 일궈낸 조광래 감독이지만 이번만큼은 예전과 상황이 많이 다르다. 조 감독이 지금까지 맡아왔던 팀들은 모두 대기업을 모체로 삼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조 감독이 밝혀왔던 대로 수원과 안양에서는 훌륭한 선수구성과 함께 대규모 유소년 육성이 가능했다. 안양 시절 1군에는 최용수' 정광민' 신의손 등 강력한 스쿼드 구성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일찌감치 프로팀에 데려와 육성했던 정조국' 한동원' 기성용 등은 현재 K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 하지만' 경남 FC는 강력한 선수 자원과 유소년 육성 면에서 어느 것 하나 확보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다. 비록 '삼성 하우젠 K리그 2007'을 4위로 마감하는 돌풍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이는 까보레' 뽀뽀 등 걸출한 용병 공격수가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남 FC는 창단 후 단 한 명의 A 대표도 배출하지 못했을 정도로 국내선수 자원이 풍부하지 못하다. 유소년 육성 또한 드래프트제도 부활로 인해 예전 같은 유망주 '입도선매'가 불가능해졌다. 포항' 전남' 울산' 서울' 성남과 같은 우선지명권 행사도 쉽지 않은 상황.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가 현 시점으로서는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봤을 때' 조 감독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믿음'과 '시간'이다. 조 감독이 안양에 첫 해 부임했을 때 당시 안양은 10개 팀 중 8위에 머물러있었다. 90년' 럭키금성으로 우승한 이래 9년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팀이 바로 안양이었다. 조 감독은 당시 감독으로 부임하며 " 올해는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내년' 내후년을 위해서 올해는 선수들이 내 스타일로 따라 와주기만 하면 된다. 성적에 대해서는 내가 책임을 지겠다. " 는 공언을 했었다. 조 감독은 12월 4일 열린 감독 취임식에서도 " 장기적으로 정말 좋은 팀이 되고 싶다. " 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는 시간을 갖고 경남 FC를 명문의 반열에 올리겠다는 열망을 시사한 것이다. 지금껏 보여주었던 선수 육성 능력을 경남 FC에서도 발휘해 몇 년 후를 기약하겠다는 것. 팬들에게 단조로운 공격 루트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야인생활을 하는 동안 새롭게 받아들인 선진 축구와 접목해 이를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선수시절 첫 월급을 탄 조광래선수는 토퍼코트(방한용) 30벌을 사고 태극당이라는 유명제과점에서 팥빵 1백 개를 사 연세대학 후배선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돌아가신 연세대 축구팀 감독이었던 김지성선생께서 " 내가 이 손으로 수백 명의 축구선수를 키웠다만 너 같은 녀석은 정말 처음 본다. " 고 하더니 눈시울을 붉히셨다고. 이와 같은 방법으로 조 감독은 지금껏 맡았던 팀들을 K리그 명문 구단 반열에 올려놓았다. '덕'과 '경험'을 겸비한 조 감독이 어려움을 딛고 경남 FC를 명문의 반열에 올릴 수 있을지. 경남 팬들에게는 '설렘'과 '인내'의 시간이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흥밋거리다. ================================================================================================= 장기적으로 정말 좋은 팀이 되고 싶다. 는 말씀에 큰기대를 걸고있습니다. 당장의 성적보다는 향후 10년의 큰 경남을 만드는데 힘써주세요. 그동안 쌓아오신 노하우를 우리경남에 심어주시는 하루하루를 기대하겠습니다.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