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맏형으로 선수단 이끌어부상 여파로 제2의 축구인생 계획2019년부터 4년간 경남의 빨강 유니폼을 입고 필드를 누빈 수비수 배승진이 공식 은퇴를 밝혔다.
배승진은 지난 2007년 요코하마FC에 입단 후 일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2014년 군복무를 위해 인천에서 K리그 생활을 이어갔다. 2019년 경남 입단 후 팀의 2부리그 강등의 아픔을 함께했고, 팀의 승격을 위해 선수단 내 맏형으로 선수단과 함께 생활을 이어갔다.
올 시즌 배승진의 K리그2 출전 경기는 1경기에 그친다. 지난 3월 20일 안산과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배승진은 올해 크고 작은 부상으로 경기장보다 재활에만 매진하는 시간이 길었다. 종아리와 허벅지 근육 부상이 이어지면서 선수 생활 유지 기로에 선 뒤 새로운 축구 인생을 설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은퇴를 결정하는데 많은 고민은 있었지만 부상의 재발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정든 축구장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 과정에서 현역시절 함께 선수 생활을 한 설기현 경남FC 감독에게 많은 조언을 들었다.
배승진은 “16년간 프로축구선수로 활약했기에 미련은 없다. 올해도 부상이 이어지면서 미리 준비해왔던 은퇴를 결정하게 됐다”며 “감독님도 미래를 위한 다음 길을 개척하려면 소속팀이 있을 때 준비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들었고, 마침 좋은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축구 인생을 개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승진은 은퇴를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잦은 부상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길 바라는 후배들도 있었지만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일부 후배들은 지도자의 길을 걷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도 보였다.
그는 “평생 축구라는 스포츠를 사랑했고, 열정적으로 축구를 즐겼던 만큼 지도자 길도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행정가 쪽으로 더 마음을 굳힌 상태”라며 “축구선수 배승진은 은퇴하지만 축구를 사랑하는 배승진은 살아있다”고 밝혔다.
배승진에게 있어 경남이라는 팀은 K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몸을 담은, 마지막 불꽃을 태운 소중한 구단이다. 4년간 44경기라는 출전 기록을 남긴 그는 축구 인생에게 올해가 가장 아쉬운 한 해라고 평가했다.
배승진은 “팀에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해 개인적인 아쉬움도 남지만 승격을 향한 의지를 불태운 팀이 마지막 계단을 밟지 못한 점이 마음에 남는다”며 “형이자 선배로서 팀의 목표를 이루지 못한 점이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배승진은 오는 6일 오후 4시 명지전문대에서 현역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진행하는 자선 경기에 나서는 그는 김덕중, 김동석, 김호준, 남준재, 정다휜 등과 함께 팬들 앞에 선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는 배승진은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16년간 프로선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은 크나큰 영광이었어요. 그 중 4년이란 시간을 경남에서 보내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아픔을 함께했던 2019년, 승격을 목표로 팬들이 선수들과 함께 외쳐준 응원은 제 가슴에 남을 것 같아요. 올해 승격을 하고 박수칠 때 떠났다면 더 없이 행복했을텐데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경남 팬들이 보여주신 성원과 사랑, 응원 늘 기억하고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한편, 경남은 넘어 한국프로축구에서 많은 활약을 한 배승진에게 K리그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은퇴식을 내년 진행할 예정이다.